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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

마음을 울리는 짧은 시, 고은 <순간의 꽃> 중에서

고은, <순간의 꽃> 중에서

고은 시인의 시집, <순간의 꽃>에 실린 이 시들은 3줄의 짧은 글이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. 목표를 이루고자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나의 옆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.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도 좋지만 그 과정에서 사소하지만 소중한 행복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.

 

이 시에는 추억이 담겨있다. 5년 전쯤이었나. 인턴으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하려 할 때쯤의 나는 노트북 비밀번호로 '비로소'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. 그 이후로 몇 년 동안은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해 왔다. 그 당시 읽은 고은 시인의 <비로소>라는 시가 너무 좋아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. 이 시는 취준생 시절 '취업'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나에게, 일을 하려고 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생각해보게 해 주었다. 5년 전 그 때 처럼, 오늘도 이 시 덕분에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보게 된다.

 

<비로소>

노를 젓다가
노를 놓쳐 버렸다
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.

 

<그 꽃>

내려갈 때 보았네
올라갈 때 보지 못한
그 꽃